올림픽의 추억과 함께 다시 만난 한국
필자는 이번 글로벌 세미나에 참가하기 전부터 동 행사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필자의 관심 분야인 '재해 재난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이라는 주제 때문에이기도 했지만 세미나 장소가 서울이라서 더욱 설레였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데, 필자처럼 지구 반대편의 많은 이들에게 서울은 1988년 올림픽을 개최했던 곳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당시 필자는 어린이였지만 아직도 개막식의 감동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잠실 올림픽 경기장은 자국 전통 의상을 입은 수 천명의 각국 선수들로 물결을 이루었었다. 한국이 세계에 전하고자 하는 우정과 화합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손에 손 잡고'라는 감동적 주제가를 배경으로 선수들은 모두 손을 맞잡은 채 흥겹게 춤을 추며 축제의 밤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당시 필자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던 한국은 23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제2차 KF 글로벌 세미나'를 통해 세계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필자는 한국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기다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수년 간 현장에서 재난 및 재해로 인한 참상이 얼마나 참혹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가 어떻게 발전 과정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보았고 그러한 경험을 금번 세미나에서 동료 전문가들과 공유했다. 재산 피해에서 때로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포함한 안락한 보금자리의 상실에 이르기까지 자연 재해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인간이 유발한 사고와 달리 자연 재해는 국경이나 종교, 인종, 빈부에 상관 없이 모두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경험담을 다른 참가자들에게 들려 주었다.
'보다 안전한 세계'를 위한 발판 마련
세미나와는 별도로 한국국제교류재단 직원들은 참가자 모두 한국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재단이 마련한 프로그램에 따라 전통 예술 공연 관람 및 떡 만들기 체험과 함께 유교 사당과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광장 및 쇼핑센터 등을 방문했다.
다른 세미나에서였더라면 신경을 쓰지 않았을 소소한 부분까지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필자에게는 더욱 감동으로 다가왔다. 세미나 첫날은 우연히도 필자의 생일과 겹쳤다. 세미나 운영진은 이 사실을 알고는 필자가 다른 세미나 참가자들과 함께 아름다운 무대가 돋보이는 <꽃의 전설>이라는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동안 비밀리에 생일 축하 이벤트를 마련했다. 생일 케이크가 등장하며 예기치 않게 필자를 무대로 부르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고 이내 관객 모두 생일 축하 노래를 즐겁게 부르며 큰 박수로 필자를 축하해 주었다.
세계은행 재해저감복구국제본부가 해결하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다루어준 재단의 노력에 본부를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성공적으로 재난을 관리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길고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우리는 불굴의 노력으로 그러한 장애를 극복해 나갈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금번 세미나에서 만나게 된 우리 동료들, 전문가와 지도자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는 한 반드시 커다란 진전을 이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 확신하며 더 나아가 ‘보다 안전한 세계’를 구축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세계 재난 관리 전문가 집단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한국국제교류재단, 그리고 위대한 역사와 아름다운 풍광 및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게 해 준 서울에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을 마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이역만리 타국에서도 마치 제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준 한국인 모두에게도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하고 싶다!
라미 쿠타이니(Rami Quttaineh)
세계은행 재해저감복구국제복구 선임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