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러스한가 하면 세밀하다. 알록달록 생동감이 넘치는가 하면 파스텔 톤의 그윽한 분위기가 풍긴다. KF문화센터 갤러리에서 3월 7일까지 열리는 《호주의 얼굴》 전시회장을 둘러보며 든 생각이다. 개막식 직전, 전시회의 공동주최자이자 출품 작가이기도 한 앤 제임스를 만났다. 올해 예순하나인 그는 20년 넘게 동심의 세계에서 살아온 덕분인지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동화 속의 지혜롭고 착한 할머니 같은 인상이었다.
전시회 성격에 대해 물었더니 자부심에 찬 답이 흘러나왔다.세계적 아동도서전인 볼로냐아동도서전에 지난해 출품한 전시를 옮겨온 것이다. 호주 아동문학계관작가 앨리슨 레스터의 삽화를 비롯해 호주 대표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최근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알려진 그가 이번 전시회에 관여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했다.10년간 미술 교사로 활동하다 1988년 앤 해이든과 함께 멜버른에서 어린이 책 전문서점이자 갤러리인 북스일러스트레이티드를 열었다. 북스일러스트레이티드가 이번 전시회의 공동주최처가 되어 작품 선정에 참여하게 됐다.
“그림을 통해 이야기와 아이들을 연결해주는 작업이 흥미롭고, 아이들을 좋아해서” 본격적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 지 25년, 그는 7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자신의 대표작으로 『아기낙타 험프티』, 『캄캄한 밤에 아기들은 무엇을 할까?』, 『나는 더러운 공룡』을 꼽았는데 그의 작품세계에 반한 영국 작가가 직접 요청해 작업한 적도
있다고 했다. 보통은 출판사 편집자의 요청을 받아 작업을 하는데 한국 출판사의 의뢰도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