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고급 요리인 궁중요리나 한정식부터 일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칼국수, 비빔밥, 냉면, 그리고 길거리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떡볶이, 호떡까지 맛있는 음식이 정말 많다. 그래서 음식을 먹는 것을 목적으로 한국에 여행 오는 외국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특히 일본 사람 중에는 가깝고 시간과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한국에 여행 왔다가 한국 음식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꽤 많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대학 3학년 때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나는 한국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었고 아는 것도 거의 없었다. 내가 한국에 온 이유는 당시 내가 다니던 대학교 게시판에서 우연히 우리 학교와 서울에 있는 자매대학이 같이 하는 여름 프로그램이 있다는 포스터를 봤기 때문이다. 나는 여름방학에 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참가비의 일부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아주 싼 비용으로 한국에 올 수 있었다. 그래서 그저 호기심에 참가하기로 했다. 나는 한국어를 공부한 적이 없어서 회화는 커녕 간단한 인사도 하지 못했다. 그런 내가 한국에 와서 제일 놀랐던 것은 한국에는 맛있는 요리가 많은 데다, 가격대비 맛이 최고라는 것이었다. 보통 한국 식당에서 요리를 주문하면 반찬이 무료로 제공되고 리필도 가능하다. 물론 리필도 무료다. 나는 한국 음식의 매력에 푹 빠져서 꼭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년 후 한국 음식을 먹으러 어머니와 같이 한국에 왔다. 이것이 내 두 번째 한국 체류였다.
한국 요리에는 여러 특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소고기로 만든 불고기, 갈비찜, 설렁탕 등이 있고, 닭고기 하면 삼계탕, 찜닭, 닭갈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돼지고기 하면 삼겹살, 돼지갈비, 감자탕 등이 있다. 모두 맛있고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들이지만, 이번에 내가 한국에 와서 처음 먹어보고 푹 빠진 음식은 바로 ‘보쌈’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식사 시간이 되면 항상 손님으로 붐비는 가게가 있는데, 간판에는 보쌈 전문점이라고 적혀있다. 나는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보쌈이 어떤 맛인지 궁금했지만, 그 가게는 혼자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와 같이 우리 집 근처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생겨서 드디어 그 가게에 가서 보쌈을 먹어봤고, 아주 맛있었다. 그때부터 보쌈은 내가 배고플 때면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음식이 됐다. 그리고 일본에서 친구가 오면 꼭 같이 먹는 한국 요리가 됐다. 보쌈은 돼지고기를 삶아서 0.5센티미터 정도의 두께로 자른 뒤 상추 등에 싸먹는 음식이다. 김치를 같이 싸먹으면 더 맛있다.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신 김치, 산뜻한 상추가 잘 어울려서 정말 맛있다.
한국에서 돼지고기 요리라면 먼저 삼겹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삼겹살도 맛있지만, 보쌈은 돼지고기를 삶아서 먹기 때문에 삼겹살보다 기름기가 적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다. 게다가 부 드러운 고기에서 나오는 육즙은 정말 최고다. 예전의 나처럼 한국에 몇 번이나 왔는데도 보쌈을 아직 먹어본 적이 없는 외국 사람들이 있다면,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보쌈을 꼭 추천하고 싶다.
고토 미치코
2014 KF 한국어 펠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