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카자흐스탄 청년의 해 지정과 그 의의
한국외대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원
김재민
작년 9월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서 유엔과 유니세프는 새로운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연설에 나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파트너십은 ‘UN유스2030전략(UN Secretary-General’s Youth 2030 Strategy)’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모든 10~24세 청소년과 청년이 양질의 중등교육과 직업훈련을 받고 적절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국제기구와 정부, 기업, 시민사회단체 등이 협력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국제사회에서 청년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은 2018년 10월 5일 2019년을 청년의 해로 선언하였다.이에 따라 1월 23일 엑스포가 열렸던 "누르 알렘(Нұр Әлем)" 파빌리온에서 ‘청년의 해’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이 행사에는 다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카자흐스탄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성공 사례 노하우를 대중에게 홍보하기 위해 진행한 “카자흐스탄의 새로운 인물 100인(100 новых лиц Казахстана)”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젊은 인력들과 카자흐스탄 국가 장학 프로그램인 “볼라샥(Болашак)” 출신 졸업생들 그리고 젊은 학자 및 사업가 등 다양한 젊은 인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SNS를 살펴보면 카자흐스탄 젊은이들은 이러한 카자흐스탄 정부의 적극적인 청년정책 추진을 반기고 있으며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청년의 해’ 개회식 기념행사에서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은 젊은이들의 주거, 일자리 문제 해결과 교육 및 사회활동에 대한 지원을 위한 정책 일부에 대해 언급하였다.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의 행정부에 대한 몇 가지 주요 지시 사항을 살펴보면 먼저 청년의 주거공간 확보가 눈에 띈다. 아스타나, 알마티, 쉼켄트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최소 1,000개의 임대주택으로 분류되는 아파트 건설을 보장하고, 기업은 젊은 직원을 위한 주택 조건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업, 정치인, 공기업이 함께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특별 기금을 조성할 것을 지시했다. 이 외에도 젊은 학자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프로젝트로 구현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정부는 매년 젊은 학자들의 기초 연구 및 응용 연구를 위한 보조금을 매년 30억 텡게씩 증액하도록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대학생의 장학금을 30% 인상할 것을 지시했다. 마지막으로 농촌 지역의 현대화를 위해 일하는 청년들이 농촌 지역으로 이주할 시 더 많은 지원을 할 것을 지시했다.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은 이러한 “모든 노력은 미래의 돌파구를 준비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강력한 카자흐스탄을 창설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오늘날 늘어나고 있는 청년 문제는 대부분 국가의 공통적인 문제가 되었다. 국제 경기 침체로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부동산 가격 상승이 청년들의 주택 문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문제에 봉착한 국가들은 다양한 정책을 통해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당장 한국의 상황만 보더라도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고용대책을 수정 보완하면서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혼‧청년 주택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 역시 청년층에 대한 지원 정책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청년 정책의 기본 골자는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립 이후 부족해진 고급 인력을 양성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93년 국제 장학 프로그램 볼라샥을 만들고, 볼라샥을 통해 카자흐스탄의 우수한 학생들이 해외 대학에서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2018년 6월 1일 기준으로 볼라샥 프로그램 시행 이래 25년동안 학사, 석사, 박사과정 등 총 12,898명에게 장학금이 수여되었으며, 현재 1,255명의 장학생이 재학 중이다. 장학 프로그램 외에도 2009년 “나자르바예브 영재학교 (Nazarbayev Intellectual Schools)”와 2010년 “나자르바예브 대학(Nazarbayev University)”을 각각 설립하면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특히 나자르바예브 영재학교는 카자흐스탄 최고 영재학교로 아스타나, 알마티, 쉼켄트 등 전국에 20개 학교가 설립되었으며, 이공계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양질의 교육은 곧 국가 발전과 젊은이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정책 외에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한가지 눈에 띄는 현상은 청년 조직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2년 “카자흐스탄 청년 대회(Congress of Youth of Kazakhstan)”, 2008년 여당 “누르오탄(Нұр Отан)” 당 산하에 청년회인 “좌스오탄(Жас Отан)” 등이 조직되었다. 또한 2005년 비공식적으로 조직된 “카자흐스탄 학생 연합(Alliance of students of Kazakhstan)”은 오늘날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5년부터 “카자흐스탄 청년의회(Youth Parliament of the Republic of Kazakhstan)”가 운영되고 있으며 청년 회의(소의회)가 16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 밖에도 청소년·청년 프로그램과 이니셔티브가 카자흐산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대중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생각하는 청소년·청년은 곧 카자흐스탄의 미래이다. 현재 카자흐스탄의 공식 통계자료에 따르면 14~29세 인구는 대략 4백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4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7년 동안 카자흐스탄 청년 정책 분야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카자흐스탄 하원의장 누를란 니그마툴린(Nurlan Nigmatulin)은 카자흐스탄의 인구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세대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의 지원과 청년세대의 다양한 활동이 앞으로 카자흐스탄 사회에 어떠한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인지 기대해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한-중앙아포럼사무국을 매개로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청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면 청년 정책뿐만 아니라 국가 간 관계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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